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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올해 국내 건설수주, 작년보다 50조원 줄 듯…181조원 예상

올해 국내 건설 수주 실적이 작년보다 50조원가량 급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27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서울 연세재단세브란스빌딩에서 개최한 '2024년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에서 라진성 이지스자산운용 팀장은 올해 국내 건설 수주가 181조원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이는 지난해 229조6천억원에서 48조7000억원(21.2%) 급감한 규모다.라 팀장은 "주택·부동산 경기 활황에 힘입어 장기간 성장세를 지속해왔던 국내 건설수주액이 지난해 정점을 찍은 이후 하락 국면으로 접어든 것"이라고 말했다.내년에는 올해 수주 급감에 따른 기저 효과와 내년 22대 총선, 금리 인하 기대 등에 따라 건설 수주 규모가 192조6000억원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상됐다.다만 총선 이후 금리 방향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수 있고, 금리 인상과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악화한 사업성을 개선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라 팀장은 "신규 주택 분양 물량의 경우 올해 18만호 그치겠지만, 내년에는 30만호 규모로 증가할 것"이라며 "민간 부문의 경우 총선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리 등 변수가 다양하지만, 하반기부터 금리인하가 시작될 경우 올해보다는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봤다.이어 "공공부문의 경우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올해보다 4.6% 증가한 26.1조원으로 편성됐다"면서도 "안전 관련 투자를 제외하면 올해와 비슷한 규모에 그친 데다 SOC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도로 및 철도 부문의 건설 예산은 오히려 감소했다"고 지적했다.또 "최근 경기 불황에 따른 세수 부족을 고려하면 의미 있는 수준의 SOC 예산 확대 가능성도 작아 수주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내년 건설시장에서 주목해야 할 분야로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꼽혔다.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의 재건축 안전진단 통과단지는 40곳에 그쳤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111곳이 나왔다.또 지난 5년간 연평균 2만6천호 수준이었던 정비구역 지정물량도 올해 6만2000호로 뛴 상황이다.라 팀장은 "정부는 지난달 말 발표한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에서 정비구역 지정기간 단축, 신탁 방식 속도 제고, 전자 의결 도입 등을 통해 2027년까지 신규 정비구역 지정 호수 22만호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며 "재건축·재개발 부문의 사업절차 개선 등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한편 올해 해외 건설 수주는 전년 대비 3.8% 증가한 322억달러(약 43조8000억원), 내년은 8.1% 늘어난 348억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라 팀장은 "내년 고유가에 기반한 대형 프로젝트 발주가 기대되고 '네옴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기점으로 부진했던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프로젝트 진행이 본격화할 것"이라며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의 발주가 석유화학 일변도에서 친환경, 인프라 등으로 다변화하고 있는 만큼 국내 건설업계에 향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27 14:24
산업

건설업계 모두 한숨 쉬는데... '독야청청' 현대건설, 비결은

현대건설이 '독야청청' 중이다. 국내 건설업계가 잇따른 부실시공 이슈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진하다. 그런데 현대건설만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크게 신장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해외에서도 선전 중이다.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플랜트 수주 '잭팟'을 터뜨리면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해외 수주고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의 리더십과 한 발 빠르게 대응하는 위기 전략을 비결로 꼽고 있다. '나홀로 선방' 현대건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건설의 3분기 매출액은 7조6202억원, 영업이익은 2455억을 기록했다. 시장 전망치 보다 각각 12.14%, 14.96% 증가한 수치다. 전년 동기 대비 올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더 낫다. 현대건설의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6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4% 상승했다.곳간도 두둑한 편이다. 현대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3조7271억원, 순현금은 1조475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신용등급도 업계 최상위 수준인 'AA-'등급으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최근 국내 건설업계는 고금리와 잇따른 악재로 고전 중이다. 철근 누락과 부실시공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GS건설과 HDC현대산업개발(현산개발)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검단신도시 아파트 재공사의 여파로 2분기에 41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IB업계는 GS건설이 3분기에도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5% 가량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 현산개발은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0.8% 감소한 620억26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해외건설 비중이 높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은 매출을 늘리는데 성공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올 3분기 매출 4조4360억원, 영업이익 282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3%(420억원) 감소하는 전망치다. 대우건설 역시 3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2조9000억원이 전망됐으나,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1800억원으로 예상됐다. 역대급 해외 수주 '기대감' 현대건설의 호실적은 해외 대형 프로젝트가 이끌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3일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로부터 '자푸라2 가스플랜트 패키지2' 증설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아람코가 중동 최대 셰일가스 매장지인 자푸라 지역에서 추진하는 플랜트 건설 사업으로, 계약금액은 약 24억 달러(약 3조2000억원) 규모다.이 밖에도 현대건설은 KT와 함께 사우디아라비아 최대 통신사와 현지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는 '사우디 디지털 인프라 발전 및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국내 건설사의 역대 해외 수주 누계(9540억 달러)의 17%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지역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지난 50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거둬들인 건설 수주 실적은 누적 280억달러(37조6900억원)로 국내 업계 중 1위로 영향력이 크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건설은 연결 10조5000억원(별도 5조7000억원)의 해외 수주 가이던스를 이미 초과했다"면서 "자푸라2 가스전을 포함하면 2014년 이후 최대치인 약 16조원의 연결 해외 수주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현대건설은 그간 도시정비 수주 1위를 달성하는 등 국내 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남양주 왕숙 국도47호선 이설공사, GTX-C 등 대형 수도권 교통망 프로젝트 외에도 최근에는 현대건설 컨소시엄이 약 1조1200억원 규모의 '청주 사모2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했다. 일부에서는 현대건설의 선전을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의 리더십에서 찾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윤 대표가 선임된 2021년 이후 현대건설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며 "현대건설에서 쌓은 현장 경험을 토대로 위기를 내다보고 움직인다"고 평했다. 현대건설은 2024년부터는 소형모듈원전(SMR) 등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첨단 건설기술 개발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글로벌 유수의 기술업체들과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차세대 원전인 SMR을 비롯해 탄소중립을 선도하기 위한 에너지전환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며 "시공과 설계, 운영 등 건설산업 전반 밸류체인 확장을 통해 토탈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26 07:00
부동산일반

[부동산 IS리포트] 올드 vs 레트로…이중근 회장, 부영 아파트 외관 바꿀까

부영그룹이 대표 아파트 브랜드 '사랑으로'의 로고와 디자인을 17년째 한결같이 고수하고 있다. '사랑으로'는 보기 힘든 순우리말 아파트 브랜드명이다. 하지만 일부 입주민들은 브랜드명 자체는 아름답지만, 다소 예스러운 글자체와 원앙 로고가 시대와 동떨어졌다면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더불어 초록색과 노란색 등의 화려한 도색도 환영 받지 못하는 분위기다. 최근 아파트의 개념은 단순한 주거공간을 넘어 자산 개념까지 확장되고 있다. 3년 만에 경영에 복귀한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 주력 분야인 아파트 브랜드 리빌딩을 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의도된 레트로? 17일 업계에 따르면 '사랑으로'는 부영그룹이 2006년 선보인 아파트 브랜드다. 순우리말로 지어진 이 브랜드는 '사랑으로 지은 집' '사랑으로 가득한 집'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화목한 가정을 의미하는 핑크색 날개의 원앙 로고가 더해지면서, 브랜드의 지향점이 극대화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은 이 브랜드명과 로고를 상당히 아낀다고 알려졌다. 이 브랜드를 각별하게 여기는 건 이중근 회장만이 아니다. 국어 전문가들도 부영그룹의 아파트 브랜드명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실제로 국립국어원 관계자는 본지와 통화에서 국내 아파트명 중 '사랑으로'를 가장 아름다운 순우리말 브랜드명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래미안' '이편한세상' 등은 우리말처럼 느껴지지만, 한자와 영어를 섞은 것으로 순우리말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사랑으로' 입주민들과 정비업계는 순우리말 브랜드명 자체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브랜드명을 표현하는 글자체와 원앙 로고는 손을 볼 필요가 있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경기도권 입주민 A씨는 "‘사랑으로’라는 글씨가 굴림체와 비슷한데 너무 단조롭고 글자 크기도 크다"며 "핑크색과 파란색 날개를 가진 큰 원앙 로고까지 더해지면서, 아파트가 아니라 양계장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고 아쉬워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입주민들이 주민 투표 끝에 아파트 명을 바꾸기도 한다. 업계에 따르면 성남 수정구 창곡동에 위치한 '위례 사랑으로 부영'은 입주민들이 브랜드명과 원앙 로고를 지우고 '위례더힐55'라고 썼다.사랑으로만의 독특한 도색도 입길에 자주 오른다. 부영그룹은 아파트 도색을 할 때 초록색과 노란색을 즐겨 사용한다. 그런데 아파트 동 전체를 같은 색깔로 칠해서 다소 촌스럽다는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A 씨는 "우리끼리는 농담으로 초록색 도색은 '만원짜리', 노란색은 '오만원짜리'라고 부르기도 한다"며 "요즘 레트로가 유행이라는데, 이것도 개성이라면 개성이다. 세련된 스타일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부영그룹만의 도색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평가가 적지 않았다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다' '어디를 가도 특색이 없는 같은 색깔이 진부하다'는 내용도 다수 있었다. 도색만이 아니다. 부영그룹의 아파트는 놀라운 수준의 벽화로도 유명하다.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도농 애시앙'이 대표적이다. 부영그룹은 도농 애시앙을 지을 때 아파트 외벽에 봄·여름·가을·겨울을 표현한 초대형 벽화를 그려 넣었다. 그림 수준이 높아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해당 단지는 '춘하추동'을 담고 있는 아파트로 소문이 나면서 SBS TV 프로그램인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에 소개되기도 했다. 그러나 현대적이고 세련된 아파트 디자인을 선호하는 요즘 세대 사이에는 시대와 동떨어진 디자인이라는 불만도 적지 않다. 이에 대해 부영그룹 측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다면서 아쉬워했다. 그룹 관계자는 "사진으로만 보면 초록색 등의 도색이 조금 강해 보일 수도 있다"면서도 "대부분 1000세대 이상의 대단지라서 도색이 주변과도 잘 어울리고 색도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도농 애시앙은 주상복합으로 초역세권이자 지하에 이마트까지 갖춰 상당히 인기가 높은 곳"이라며 "춘하추동 벽화는 방송에 나올 정도로 명소로 여겨진다"고 했다. 부영 "조금씩 변화 중"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는 단순한 거주의 공간만을 뜻하지 않는다. 불확실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가장 안정적인 자산이자, 사회적 위치를 엿보여주는 수단으로 바뀌었다.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명칭이 곧 자신의 사회·경제적 수준을 반영하다 보니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는 집을 고를 때도 건설사는 물론 브랜드 유무, 외관 디자인과 자재까지 신중하게 따진다. 건설사들이 보다 멋지고 세련된 브랜드명을 찾아 작명에 골몰하고, 원래 가지고 있던 것을 넘어 '하이엔드 브랜드'를 신설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일부에서 시대의 변화와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부영그룹도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부영그룹은 시대에 발맞춰 나름대로 변화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명 외에도 보다 현대적인 감각의 '애시앙'이라는 펫네임(애칭)을 겸하면서 젊은 층에 소구하고 있다는 것이다.부영그룹 관계자는 "애시앙은 단지 이름을 지을 때 펫네임으로 활용하고 있고, 주택 브랜드는 '사랑으로'를 사용하고 있다"며 "최근 주택 이름에 펫네임이 들어가는 것이 유행하면서 애시앙을 함께 쓰게 됐다"고 말했다. 애시앙 역시 '사랑의 날개를 펼친 원앙'이라는 우리말을 한자로 표기해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지나치게 크고 또렷한 원앙 로고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원앙도 비슷해 보이지만 디지털화 과정을 거치면서 과거에 비해 입체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공개하는 조감도나 투시도를 보면 원앙의 크기도 과거보다 조금 작게 외벽과 어우러지도록 배치하고 있다"고 했다. 원앙과 함께 벽 전체에 걸쳐 새기던 '사랑으로'라는 브랜드명도 점차 작아지는 추세다. 부영그룹 창업주인 이중근 회장은 지난 8월 3년 만의 공백을 딛고 경영 일선에 복귀했다. 부영그룹은 대주주인 이중근 회장의 경영복귀로 그동안 멈춰 섰던 사업들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이중근 회장이 부영그룹 특유의 고루한 이미지를 깨고, 대표 사업군인 아파트 브랜드도 리빌딩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MZ세대에 아파트는 집을 넘은 지위의 개념으로 변화했다"며 "아파트 디자인과 층수, 이른바 '뷰'를 중요시 여기는 시대이니만큼 부영도 보다 세련되고 현대적인 감각의 설계와 외관을 선보여야 MZ세대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10.18 07:01
산업

83세 백전노장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기부' 넘어 '비전'도 제시할까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가 3년 만에 경영 일선에 돌아왔다. 배임·횡령 혐의로 복역했던 그는 지난 광복절에 특별사면된 뒤 보름만에 회장으로 취임하며 그룹의 정상화를 선언했다. 올해 여든셋 백전노장인 이 회장 앞에 쌓인 숙제가 만만치 않다. 임대주택사업으로 사세를 키운 부영주택은 그 사이 적자 전환했고, 그룹은 새로운 먹거리가 없어 방향을 잃었다는 평가다. 백전노장의 숙제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지난달 30일 취임식을 갖고 경영 현장에 복귀했다. 오너가 3년만에 복귀하는 의미 있는 행사였으나 내부 분위기는 상당히 소박했다고 한다. 이 회장은 부영그룹 직원들의 상징과 같은 베이지색 셔츠를 입고, 서울 중구 본사 대강당에 마련된 취임식장에 등장했다. 동시에 자신이 돌아온 이유를 분명하게 설명했다. 이 회장은 "대내외적으로 경제적 어려움 속에 신속하고 치밀한 의사결정이 어느 때보다 중요할 때"라고 밝혔다. 업계는 이 회장이 자신의 경영 공백기 동안 실적이 곤두박질친 부영주택을 일으키겠다는 뜻으로 평가한다. 실제로 지난 3년 동안 부영은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주사인 부영은 지난해 매출 6623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부영그룹의 재계 순위도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주력 회사이자 부영그룹의 자산 70%를 갖고 있는 부영주택의 상황은 더욱 좋지 않다. 부영주택은 서민에게 아파트를 임대한 뒤 기간이 끝나면 아파트를 분양해 대금을 거둬드리는 임대주택 사업으로 '알짜 회사' 소리를 들었다. 부영주택이 그동안 공급한 30만 가구 가운데 23만 가구가 임대아파트일 정도로 치중돼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부영주택 매출은 2020년 2조4559억원을 기록했지만, 2022년 5565억원으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는 161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적자 전환했다. 2017년 한때 시공능력평가 순위 12위에 빛났던 부영주택은 지난해 93위로 주저앉았다.현재로서는 부영그룹이 임대주택 사업 외에 다른 혁신적인 먹거리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건설업계는 복귀한 이 회장이 사실상 멈춰있던 수도권 개발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노른자'로 불리는 성수동 뚝섬 특별계획구역 4구역(성수동1가)에 추진 중인 부영호텔 사업(49층)과 용산구 아세아아파트 개발 사업이 우선 거론된다. 승계 구도 향방은 이 회장은 지주회사인 부영의 지분 93.79%를 보유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부영주택 역시 100% 자회사로 사실상 이 회장의 독주 체제다.반면 승계 구도는 불투명하다. 83세 백전노장인 이 회장은 3남 1녀를 뒀으나, 아직 후계자를 구체화하지 않고 있다. 이성훈 부영주택 부사장과 이성욱 부영 전무, 이성한 부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등 세 명의 아들도 그룹 전반에 깊이 관여하지 않는다고 알려진다. 막내딸인 이서정 부영주택 전무가 2021년 지주사와 계열사 사내이사를 맡으면서 주목받고 있으나 역시 구체화된 부분이 없다. 현재 이 회장의 복귀는 비교적 순항하는 모양새다. 그 배경에는 이 회장의 기부 릴레이로 인한 효과도 적지 않다. 이 회장은 최근 들어 같은 고향에서 나고 자란 친구들과 이웃들에게 수천만 원에서 1억원에 달하는 현찰을 수차례 나눠줘 화제가 됐다. 이 회장은 경영일선에 복귀한 뒤에도 순천에 고향 사랑 기부금을 내고 기념촬영을 하는 등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대중은 배임·횡령 혐의의 이 회장이 보다는 통 크게 돈을 나눠주는 이 회장을 더 기억하는 분위기다.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부영그룹 차원에서 국내외에 기부한 금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밖에도 이 회장이 개인적으로 고향 사람들 및 동창 등에게 기부한 금액 역시 2650억원 수준으로 알려진다. 이 회장이 현금을 나눠주면서 남긴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은 의술로도 치유할 수 없는데, 금융서비스는 가능하지 않겠느냐"는 말은 이른바 '신금융치유론'으로 불렸다. 부영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년 동안 이 회장이 수령한 배당금은 3062억원이다. 2019~2021년 3년 동안 받은 배당금(122억원)의 26배 수준이다.업계 관계자는 "회사가 어려운 상황에 현금 기부를 하는 모습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시선이 있다"며 "일부에서는 상속세 마련을 위해 고배당을 받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고 했다. 부영그룹 측은 "그룹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이중근 회장의 경영복귀로 그동안 미진했던 사업들이 새로운 활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1941년생, 전라남도 순천 출신▲1983년 부영주택흥산 설립▲1994년 부영 대표이사 회장▲2000년 한국주택협회 회장▲2020년 횡령·배임 혐의 구속▲2023년 8월 특별사면 2023.09.08 07:57
부동산일반

LH 사태 최대 수혜자? 변화 어필하는 HDC현산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로 대한민국 아파트의 부실시공 실상이 낱낱이 공개되고 있다. GS건설을 비롯해 국내 굴지 대형건설사들이 부실시공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건설업계 일부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이 이번 부실시공 사태로 수혜를 받고 있다는 웃지 못할 농담이 나온다. 앞서 광주에서 벌어진 두 번의 붕괴 사고로 인해 HDC현대산업개발에만 온전히 씌워졌던 부실 건설사 프레임이 이번 사태로 옅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은 각종 선행 및 중소기업과 상생 행보를 보이며 이미지 개선을 위해 분투하고 있다. 최대 수혜자? 철근 누락 사태를 계기로 아파트 하자 문제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최근 5년간 아파트 하자 판정을 가장 많이 받은 업체 15곳 중 5곳이 시공능력평가 '톱10' 기업인 것으로 나타났다.3일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받은 '2019∼2023년 건설사별 공동주택 하자 판정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DL건설이 899건으로 가장 많았고, GS건설은 678건으로 2위였다. 상위 15개 업체 중 현대건설(2위), 대우건설(3위), GS건설(5위), DL이앤씨(6위), 롯데건설(8위) 등은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에서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국내 건설업계 대표 기업들이다.하자만이 아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발주한 '무량판 구조' 아파트 91개 단지 중 전국 15개 단지가 보강철근을 빠뜨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단지의 시공사 명단에는 DL건설을 비롯해 대보건설, 삼환기업, 이수건설 등 인지도가 높은 중견 건설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HDC현산은 2021년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구역의 철거 현장 붕괴 사고로 버스 승객 사망자 9명을 포함해 17명의 사상자를 냈다. 이듬해 1월에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6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부실시공 건설사의 '아이콘'이 됐다. 그러나 상당수의 대형 건설사가 아파트를 제대로 짓지 않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선 정비산업 수주 현장에서는 "차라리 매를 먼저 맞은 HDC현산이 앞으로는 잘 하지 않겠느냐"는 기대감마저 흘러나온다. 지난해 초 HDC현산에 재건축 공사를 맡긴 월계동신아파트 입주민 A 씨는 "수주전 당시 주변에서 HDC현산에 표를 던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입주민끼리는 '부실시공으로 따끔하게 혼이 났고, 회사를 접을 마당에 놓였는데 앞으로 짓는 것은 어느 건설사보다 튼튼하게 잘 짓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우세했다"고 전했다.선행·상생 몰두 HDC현산은 최근 각종 선행을 쏟아내며 긍정적인 기업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각종 중소·벤처기업과 상생안은 물론 항저우 아시안게임(AG) 선수단을 위한 기금까지 쾌척한다. HDC현산은 지난달 말 AG 선수단을 비롯한 체육계 관계자들을 응원하기 위해 대한체육회에 1억원 상당의 격려금을 전달했다. 격려금은 수단과 지원단, 참관단 활동 지원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최익훈 HDC현산 대표이사는 "대한민국 스포츠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선수단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 격려금을 전달해 주신 HDC현산에 감사하다"고 답했다. 협력업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지갑을 연다. 우수 기술 제안 업체에 기술개발 지원금과 사업화 지원을 위한 '제4회 기술제안공모제'를 다음달 31일까지 연다. 이번 공모제에서 선정된 업체는 HDC현산과의 기술 협약과 멘토링은 물론 2000만원 상당의 기술개발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타 대형 건설사가 부실시공으로 뭇매를 맞고, HDC현산은 각종 선행으로 이미지가 개선되면서 완판되는 단지도 나오고 있다. HDC현산은 춘천시 삼천동에 공급하는 춘천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를 계약 시작 10일 만에 전 세대 계약을 마치면서 완판에 성공했다. 회사에 따르면 레이크시티 아이파크는 1순위 청약 마감에 이어 정당계약 3일 동안 분양 세대의 80%의 계약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고금리 속에서 수도권 아닌 지방에서 거둔 이례적인 성공이다. HDC현산은 현재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에 대한 서울시의 처분을 기다리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LH발 철근누락 사태로 HDC현산이 최대 수혜를 입었다는 것은 다소 과장된 부분이 있다"고 했다. 국토교통부가 권한을 가진 서울시에 '최고 수위'의 엄중한 처분을 내려줄 것을 요청한 만큼 GS건설처럼 영업정지 처분이 나올 수도 있어서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부실시공 건설사로 존폐 기로에 섰던 HDC현산이 최근 대형 건설사의 무더기 부실시공이 표면화되면서 어려운 여건을 헤쳐 나가고,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는 평가는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9.04 07:02
부동산일반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의 신개념 '금융치유론'

동창과 고향 이웃들에게 현금 쾌척을 이어가고 있는 이중근 부영그룹 창업주가 '이웃사촌 정신'과 '금융 치유' 거론하면서 앞으로도 이 같은 행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혀 화제다. 17일 건설업계 및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이 창업주는 최근 주변에 재산을 나눠주는 이유에 대해 관계자에게 밝혔다고 한다. 이 창업주는 "출세는 나눌 수 없고, 사촌이 땅을 사서 배가 아픈 것은 의술로도 치유할 수 없다"면서 "원인을 제공한 사람이 분배적인 방법으로 직접 개개인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배가 아픈 것이) 치유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전언이다. 이 창업주는 지난 6월 본인의 고향인 전남 순천시 서면 운평리 6개 마을 주민 280여명에게 1억원씩을 나눠줬다. 이어 초중고 동창생 230여명에게도 각각 5000만∼1억원을 전달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부에서는 "혹시 동창 중에 이 창업주가 없나 찾아보자"는 '웃픈' 농담이 유행하기도 했다. 일회성은 아니다. 이 창업주는 그동안 친척 외에도 군대 동기나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에게도 현금과 선물을 줬다고 한다. 지금까지 나눠준 현금은 1650억원 규모라고 알려진다. 모두 사비였으며 물품을 더할 경우 2650억원 수준이다. 이른바 금융 치유 릴레이는 계속될 전망이다. 이 창업주가 회사 관계자들에게 "여력이 되는 한 계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부영건설은 국내 최대 임대주택사업 기업이다. 이 창업주는 횡령 등 혐의로 2020년 8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 6개월 형을 받아 구속됐다. 2021년 8월13일 가석방으로 풀려났지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5년 취업제한 규정에 따라 직접적인 경영 활동은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지난 15일 정부가 광복절을 맞아 특별 사면을 단행하면서 이 창업주를 명단에 포함했다. 이 창업주는 이번 복권으로 취업제한에서 벗어나 다시 경영 일선에 설 수 있게 됐다. 현재 부영그룹은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 이희범 회장과 부영주택 건설을 총괄했던 최양환 대표이사 체제를 갖추고 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8.17 11:09
부동산일반

원희룡 장관, GS건설 이어 호반 때리기…업계 '망신주기' 우려

호반건설과 GS건설 등 국내 간판급 건설사들이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의 공개 저격을 받고 있다. 대부분 부실시공이나 벌떼입찰 등 국민의 안전과 직결돼 있거나, 구태를 반복하는 기업이 타깃이다. 원 장관은 SNS에 '정말 화가 난다' '원천봉쇄할 것'이라는 강경한 단어로 기업들을 때리고 있다. 떨고 있는 건설사들 최근 건설업계 집중 조명을 받고 있는 건설사는 호반건설이다. 공정위는 지난 12일 호반건설이 호반건설주택과 호반산업 등 회사들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사업 기회를 제공했다며 시정명령과 과징금 608억원을 부과했다.호반건설은 2013~2015년 건설사들의 공공택지 수주 경쟁에서 다수의 계열사와 비계열 협력사까지 동원해 '벌떼입찰'을 했다. 계열사들에 입찰 참가 신청금(평균 38억원·총 1조5753억원)을 무이자로 빌려주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벌떼입찰로 따낸 23개 공공택지를 장남과 차남 회사에 양도하고, 1조원 이상의 분양이익을 얻었다. 호반건설의 벌떼입찰과 과징금 부과 사실을 대중에 널리 알린 인물은 따로 있었다. 바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다.원 장관은 16일 자신의 SNS에 "호반건설의 2019~2021년도 벌떼입찰 건도 국토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라며 "불공정도 이런 불공정이 없다. 정말 화가 난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제도적 보완을 통해 벌떼입찰을 원천봉쇄하겠다"고 했다. GS건설도 원 장관으로부터 직격탄을 받았다. 원 장관은 지난 4월 29일 GS건설 컨소시엄이 시공을 맡아 짓고 있던 인천 서구 검단 AA13-2블록 아파트 건설현장 지하주차장 지붕층 슬래브 붕괴 사고와 관련해 "GS건설이 철근 누락 문제를 알고도 공사를 강행했다면 최고 수위의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GS건설이 시공하다 논란이 벌어진 위례와 서울역 인근 단지도 거론하면서 "1등 브랜드란 자만감 속에 세상을 쉽게 생각하고 있어서인지, 불법 하도급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겠다"고 강조했다. 국토부 수장으로부터 호된 질타를 받은 호반건설과 GS건설은 울상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 때가 때이니만큼 힘든 상황이다. 브랜드 이미지 추락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 조심스럽다"고 했다. 강화되는 국토부 권한 원 장관이 이끄는 국토부는 갈수록 권한이 강화되는 추세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지난달 민·당·정 협의회를 열고 '건설현장 정상화 5대 법안' 개정을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5대 법안의 핵심은 법무부 소관인 사법경찰직무법 개정안이다. 국토부 공무원이 특별사법경찰 권한을 받으면서, 건설현장의 불법행위를 직접 수사·단속할 수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지방자치단체가 가지고 있던 중대사고 책임 시공사에 대한 처분 권한이 국토부로 환원됐다. 건설산업기본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부실시공으로 인해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를 일으킨 건설사는 국토부가 신속하게 퇴출할 수 있다. 전국 건설현장은 연간 17만개지만, 국토부 단속 인력은 10명에 불과하다. 특사경이 도입되면 단속 횟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 측은 "부실사고에 대해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고, 조사 및 처분 기관을 일원화해 적기에 적정한 수준의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원 장관과 국토부가 건설계 구태에 거침없이 대응하면서 일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원 장관이 SNS에 특정 회사를 겨냥하는 글을 올리는 것은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고, 낙인찍기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부실시공과 벌떼입찰을 저지르거나 혐의가 있다면 철저한 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 대책, 처벌이 근본이 돼야 하는데 자칫 기업 망신주기로만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건설업계 관계자는 "원자잿값과 인건비 인상으로 아직 마수걸이 수주도 못하는 대형 건설사가 있다"며 "국토부는 건설사가 가장 두려워하는 기관인 건 다 알지 않나. 요즘은 (분위기가 좋지 않아) 다들 조용히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6.22 07:01
부동산일반

삼성물산 현장 2년간 작업중지 5만여건

삼성물산은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지 2년여 만에 국내외 113개 현장에서 5만3000건의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고 14일 밝혔다. 하루 평균 70여건이 행사된 셈이다.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3월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하고 이를 사용한 근로자를 포상한다. 작업중지권 행사에 따른 협력업체 손실도 보상하고 있다.삼성물산이 작업중지권 사용 현황을 위험 유형별로 분석한 결과 충돌과 관련해 작업중지권이 행사된 경우가 23.1%로 가장 많았고, 전도(21.6%), 추락(20.3%), 비래(날아오는 물체)·낙하(13.3%), 협착(5.2%), 기타(16.5%) 등이었다.현장 근로자도 작업중지권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삼성물산이 지난달 현장 근로자 96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응답자의 52%(500명)는 작업중지권 사용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작업중지권이 현장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0%(871명), 작업중지권 사용을 동료에게 적극 권유하겠다는 응답은 95%(921명)였다.삼성물산은 건설안전연구소를 신설하고 안전상황실 구축, 안전보건조직 강화, 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 확대, 협력사 안전지원 제도 신설, 안전교육체계 정비 등 안전 예방 활동도 하고 있다.또 법에서 규정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와 별도로 안전강화비를 추가 편성해 최근 2년간 국내 현장에서 약 500억원을 집행했다.협력사 안전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141개사를 대상으로 컨설팅을 1400여차례 진행하기도 했다.삼성물산 안병철 안전보건실장은 "근로자와 협력사의 자율적 안전관리 역량 개선을 위한 활동이 건설업계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기술을 계속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5.14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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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IS리포트] 노현정 때문에 알게된 '헤리엇' '썬앤빌'로 본 아파트 브랜드 승자독식의 세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승자 독식 구조가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금리 인상 여파로 자금시장이 경색되고, 주택 매매 시장이 얼어붙자 매수자들도 비교적 투자 리스크가 적다고 판단되는 유명 주거 브랜드에 몰려들고 있다. 문제는 중견 건설사들이다. 유명 브랜드 아파트에 몰리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서 지방 중소 건설사가 전국 각지에 세운 아파트의 미분양률이 치솟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부실이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중소 브랜드 아파트를 내세우고 있는 건설사는 줄도산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헤리엇·썬앤빌요? 최근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이자 '현대가 3세' 정대선 씨가 운영하는 중견 건설업체 HN Inc(이하 에이치엔아이엔씨)의 법정관리 소식이 건설업계에서 화제였다. 도급순위 133위로 약 370명의 직원을 보유한 에이치엔아이엔씨는 지난달 서울회생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건설경기 침체로 미분양이 늘었고, 부동산PF 위기가 겹치면서 자금난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에이치엔아이엔씨가 법정관리에 들어가자 적잖이 당혹스러운 눈치다. 대가 일원이 운영하는 건설사이고 유명 아나운서의 혼인으로 유명세를 치렀던 기업이었기 때문이다. 정대선 씨가 2008년 설립된 에이치엔아이엔은 원래 사명이 현대BS&C였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 브랜드 사용을 막기 위해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해 2021년 1월 사명을 변경했다. 사람들이 놀랐던 부분은 더 있다. 에이치엔아이엔씨가 15년 가까이 전개해 온 '헤리엇'과 '썬앤빌'이라는 주거 브랜드 때문이다. 에이치엔아이엔씨는 그동안 서울 강남 도심은 물론 전국 곳곳에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업시설 등을 지으며 헤리엇과 썬앤빌이라는 이름을 달아왔다. 그러나 이들 주거 브랜드명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40대 직장인 A 씨는 "개인적으로 이번 법정관리 뉴스를 듣고 그동안 헤리엇과 썬앤빌이라는 주거 브랜드명을 들어본 기억이 없어 놀랐다"며 "현대가 일원이 운영하는 주거 브랜드 인지도가 이 정도라면, 다른 중소 건설사가 운영하는 아파트 브랜드는 얼마나 많겠나 싶다"고 했다. 에이치엔아이엔씨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중소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 중인 중견 건설사의 폐업이 급증하고 있다. '동원베네스트'와 '동원아파트'를 전개 중이던 동원건설산업이 대표적이다. 동원산업건설은 도급순위 388위로 경남 지역에서는 손가락에 꼽히는 비교적 건실한 기업으로 통했다. 2021년까지 부산 등 굵직한 경남권 수주전에 뛰어들 정도로 주요 재무비율들이 양호한 수준이었으나, 지난해 미분양이 급증하면서 단기 유동성 마련에 허덕이다가 어음 부도가 발생했다.6일 국토교통부(국토부) 건설산업지식정보 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건설사(종합건설사 및 전문건설사 포함) 총 912곳이 폐업 신고를 했다. 지난해 동기 784곳과 비교하면 16.3% 증가한 수준이다. 이 중 542곳이 지방 건설사로, 업계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도 승자독식 현재 국내 건설사의 모든 아파트 브랜드를 공식적으로 정리한 자료는 없다.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 열풍이 불면서 각 건설사마다 여러 개의 주거 브랜드를 전개 중이고, 브랜드를 길게 끌고 가지 못하는 소규모 건설사까지 조사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대형 건설사인 B 사 관계자는 본지에 "국토부에서 매년 건설업체 시공능력평가를 공시하면서 100위권 건설사 현황을 공개한다"며 "이를 통해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브랜드 아파트를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는데, 이들 업체가 전개하고 있는 중소 주거 브랜드를 모두 친다면 수백 개 이상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양한 리서치 기관에서 발표하는 아파트 브랜드 평판 등의 자료를 통해 대중이 선호하는 아파트 브랜드는 10~20개 수준으로 선별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공통된 의견이었다. 실제로 부동산R114가 한국리서치와 공동 조사를 통해 2022년 발표한 '베스트 아파트 브랜드 종합 순위'에 따르면 자이(GS건설)가 1위이고, 푸르지오(대우건설)와 래미안(삼성물산), 힐스테이트(현대건설)가 뒤를 이었다. 이런 결과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 등 타 업체의 조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최근 커뮤니티 시설이 강조되면서 대기업이 운영하는 유명 브랜드 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추후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타격이 비교적 덜 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다"고 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청약 시장에서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에 쏠리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R114는 지난달 2022년 일반분양을 한 전국 15만6538가구 중 1순위 청약에 113만6185건이 접수돼 평균 7.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중 자이와 힐스테이트 등 시공능력평가 상위 10개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가 6만5637가구였는데, 1순위에 62만8497건이 접수돼 평균 9.5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청약자 중 55.3%가 대형 건설사 브랜드 단지를 선택한 셈이다.갈수록 메이저 아파트 브랜드 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 2021년 대형 건설사의 아파트 브랜드에 몰린 1순위 청약은 133만7913건으로 전체 45.6% 수준이었다. 1년 사이 메이저 브랜드 단지의 점유율이 약 10%포인트(p) 증가한 것이다. 최근 GS건설이 서울에서 공급한 '영등포자이 디그니티'는 1순위 평균 198대 1을 기록했다. 롯데건설이 지난 1월 창원에서 공급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 역시 1순위에서만 2만6994건이 몰렸다. 미분양 공포 속에서도 대형 건설사의 브랜드 아파트는 큰 걱정이 없는 분위기다. 대형 건설사의 유명 브랜드 선호 현상은 매매 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삼송동에 위치한 '삼송 아이파크 2차(2015년 입주)'의 전용 84㎡는 이달 8억2000만원(20층)에 실거래됐다. 반면 비슷한 입지에 자리한 같은 크기의 '삼송스타클래스(2015년 입주)'는 지난 2월 6억6000만원(20층)에 거래됐다. 두 단지의 매맷값 차이는 1억6000만원에 달한다. 어느 브랜드 아파트에 사느냐에 따라 같은 동네에서도 1억원 이상의 격차가 있는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수도권은 물론 군 단위의 지방 소도시에서도 쉽게 완판이 되던 2021년까지는 브랜드가 수요자들의 선택에 비교적 영향을 덜 미쳤다“며 ”하지만 시장이 급격히 침체되고 소비 심리가 위축되면서 환금성 높은 메이저 브랜드 단지의 선호도가 높아지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의 자금 경색 우려가 커지면서 안정적인 신용등급과 시공 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의 유명 브랜드를 선호하는 수요자들이 늘고 있다"며 "브랜드 아파트가 시장의 불확실성을 제거하는 안전장치로 인식되면서 이런 쏠림 현상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4.07 07:07
부동산일반

여성 사외이사 찾아 삼만리...남초 건설사의 '금녀의 벽' 허물기 대작전

대표적인 '남초 업종'으로 분류되는 건설사들이 여성 사외이사 후보를 찾아 고군분투 중이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에 따라 여성 사외이사를 채워 넣어야 하는데, 건설업에 이해도가 높은 여성 전문가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씨가 말랐다? "괜찮은 여성 사외이사를 모시기가 정말 쉽지 않다. 저명한 분들은 이미 다른 기업의 사외이사를 맡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들었다." 국내 A 건설사 관계자의 푸념이다. A 사는 몇 해 전 여성 사외이사를 세우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추가로 여성 사외이사를 충원하기에는 환경이 녹록지 않다. 이른바 '막노동'으로 낮춰 부를 정도로 현장 일이 거칠다 보니 여성 인재가 들어올 공간 자체가 마련되지 않았고, 자연스럽게 여성 인력 풀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건설사는 중동 등 가기 꺼리는 해외 파견부터 국내 현장 관리까지 전통적으로 여성이 발을 들이기 힘든 곳"이라며 "남성 중심적 문화에서 여성 인재를 찾기가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했다. 사외이사는 특정 업에 정통할 필요는 없다. 실제로 각 기업이 발탁한 사외이사의 면면을 보면 법조계나 대학교수, 전직 고위 공무원 등 해당 기업의 일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했던 이들이 상당수다. B 건설사 관계자는 "물론 사외이사가 건설업을 꿰뚫고 있을 필요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여성에 대한 유리천장이 있고, 너도나도 여성 사외이사 확충에 혈안이 돼 있어서 어지간한 분은 다른 곳 사외이사를 겸하고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자 헤드헌팅 업체를 통해 사외이사를 물색하는 경우도 있다. 국내 대학 여성 교수나 법조인 등을 찾다가 포기하고, 마치 임원 뽑듯 헤드헌팅 업체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그러나 무게감 있는 여성 사외이사 후보들의 씨가 말랐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었다. 전열 갖추는 대형 건설사들 지난해 8월 시행된 자본시장법은 자산 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사 이사회의 여성 이사 선임을 의무화했다. 여성 사외이사를 갖추지 못했을 경우 처벌 조항은 따로 없다. 그러나 상장사에 대한 ESG(친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개선) 경영 평가 때 감점이 될 수 있다. 기업들이 앞다퉈 신규 여성 사외이사 발탁에 팔을 걷어붙인 까닭이다. 건설사들은 인재 가뭄 속에서도 여성 사외이사를 찾아내고 있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현산개발)은 오는 24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최진희 고려대 경영대학 마케팅 교수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현산개발은 최 교수가 마케팅 분야 전문성과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 접점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주총에서 선임이 결정되면 최 교수는 현산개발의 첫 여성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대우건설도 오는 28일 주총을 열고 안성희 가톨릭대 회계학과 부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안 부교수는 삼일회계법인 회계사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전문위원, 한국세무학회 이사 등을 역임했다. 대우건설은 안 부교수가 회계 분야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 중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12월에도 이영희 법무법인 바른 대표 변호사를 사외 이사로 발탁하면서 10대 건설사 중 최다 여성 사외이사를 두고 있다. 현재 10대 건설사 중 여성 사외이사가 없는 곳은 비상장사로 여성 사외이사를 갖출 의무가 없는 롯데건설과 포스코이앤씨(포스코건설) 정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건설업계가 여성 사외이사를 찾는 과도기라고 본다"며 "여성 사외이사가 구색 맞추기식이라는 비판도 있지만 남초 업종인 건설업에도 변화가 시작되는 계기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2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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